피앤피뉴스 - [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흔들면 휴지가 되는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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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흔들면 휴지가 되는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4-03-19 12: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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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면 휴지가 되는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 최창호 변호사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의 규정은 2020. 3. 4. 개정되어 2022. 1. 1.부터 시행되었다.
종전 규정은 “제312조(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조서 등) ① 검사가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여 인정되고,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개정 규정은 “제312조(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조서 등) ①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공판준비,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정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 <개정 2020.2.4.>”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마디로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흔들면 휴지가 된다는 의미이다. 이에 따라 검찰에 가서 조서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내용을 부인하면, 법정에서 새로운 절차가 다시 시작된다. 지금까지의 수사기관에서의 모든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고, 법정에서 수사절차가 새로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재판의 지연을 초래하고,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는 조치가 분명하다. 그 동안 실체적 진실 규명의 절반 이상의 역할을 담당하였던 수사기관의 노력은 필요없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물론 판사들은 수사시관에서의 진술이 밀행성에 근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의 입장과 수사의 대상 또는 객체에 불과한 피의자의 입장이 달라서 비록 검사의 객관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재판절차에서 일방 당사자에 불과한 검사가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이익을 위하여 수사절차에 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판사 앞에서의 면전조서에 비하여 수사기관 작성의 조서는 낮은 임의성과 신용성의 보장을 갖는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재판을 해보면 판사 앞에서 하는 말이 진실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례를 많이 본다. 사각의 링과 같은 법정에서 위증을 하는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혹자는 공평한 제3자인 판사 앞에서 법정에서 행하여지는 증언이 진실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실제 경험을 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다. 기억의 쇠퇴, 기억의 왜곡, 진술의 번복과 같은 사례는 비일비재하고, 법정에서의 진술이 수사기관에서의 진술보다 임의성이나 신용성의 보장이 반드시 우월하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한편 피의자신문조서는 범행시간에 근접한 시점에서 작성되었고, 또 공판정에서 묵비권 및 변호권이 보다 철저히 보장된 상황 하에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그대로 재현할 수도 없으므로 신문당시의 조서를 사용할 필요성도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

판례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의 취지와 관련하여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에서 내용을 인정할 때에 관하여 판례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에 의하면,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서 ‘그 내용을 인정할 때’라 함은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 내용이 진술 내용대로 기재되어 있다는 의미가 아니고 그와 같이 진술한 내용이 실제 사실과 부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5040 판결).”라고 판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내용을 인정하여야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취지는 수사기관의 신문과정에서 있을지 모르는 개인의 기본적 인권보장의 결여를 방지하려는 입법정책적 고려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는 경찰의 강압수사 근절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였고 직접주의 관철을 위하여 가급적 수사기관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견해가 존재하기도 하지만, 최근의 수사관행이 이전과는 많이 변화되었고 국가기관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반대 견해가 존재한다.

한편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에 대하여 그 원진술자가 공판기일에서 간인, 서명, 날인한 사실과 그 조서의 내용이 자기가 진술한대로 작성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 그 조서는 원진술자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서류로서 증거능력이 있다 할 것이고, 원진술자가 공판기일에서 그 조서의 내용과 다른 진술을 하였다 하여 증거능력을 부정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대법원 1985. 10. 8. 선고 85도1843,265 판결).

검수완박에 이어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의 개정은 결국 국가형사사법체계의 크나큰 변화를 초래하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깊이 있는 연구와 철저한 준비가 부족하여 재판의 지연으로 인한 불이익과 고통뿐만 아니라 범죄가 역병처럼 창궐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를 어렵게 만들어 범죄자의 천국이 되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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