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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리포트] 별건 감찰과 공무원 징계 - 천주현 변호사

/ 기사승인 : 2019-05-02 13: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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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현.JPG
 

2018. 12. 27.자 조선일보는, 2017년 말 별건 감찰로 정직 처리된 외교부 간부에 대한 징계처분을 소청심사위원회가 취소하고 감경처분한 사실을 보도했다.

 

외교부 간부 A에게 내려진 처분은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의 정직 1개월이었고, 이는 외교부 감사담당관실이 A의 비위에 대해 요구한 직위해제 요구를 감안한 중징계였다. 그런데 문제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A에 대한 감찰조사 목적이 공무 사안에 대한 언론 유출이었는데도 실제로는 사생활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 점(별건 감찰), 당사자의 동의로 휴대폰을 제출받았다고는 하지만 조사 목적을 속이고 다른 목적의 증거를 찾아낸 꼴이 된 점(독수독과)이었다. 소청심사위원회도 제기된 의혹으로 업무상 물의를 일으킨 적이 없는 점, 근무 평정이 양호한 점을 들어 원처분을 취소하고 감봉 3개월로 감경했다.

 

국가는 공무원이 신분을 망각하여 문란한 생활을 하거나 사행적 생활을 일삼는다면 품위유지의무위반으로 징계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품위유지의무위반 행위가 징계조사의 목적이 된 경우 타당한 것이지, 다른 목적으로 조사하다가 별건을 발견하고 증거를 수집한 것이라면 불법하거나 적어도 부당한 징계가 된다. 공권력 행사에는 적법절차원칙이 준수돼야 하기 때문이다.

 

본건은 피혐의자의 방어권과 적법절차원칙 침해 소지가 있다.

 

적법절차원칙은 헌법상 법치국가 원리에서 파생되는 국가의 기본적 제도로써, 형사소송법, 민사집행법, 행정대집행법, 질서위반행위규제법, 도로교통법, 자동차관리법, 토지수용에 관한 여러 법률, 경찰관직무집행법, 출입국관리법, 형집행법, 군형법, 공무원·교원·군인·군무원의 인사 및 징계에 관한 각종 법규 등 국가의 공권력을 기반으로 국민에게 가해지는 불이익한 처우 대부분에 폭넓게 적용된다.

 

특히 형사소송법은 제308조의2(위법수집증거의 배제)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을 명문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이 조항은 헌법상 법치국가 원리와 깊은 관련이 있다.

 

위법수집증거는 당사자의 증거동의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설령 휴대폰 제출과 복원 행위, 증거수집 행위에 A가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별건 감찰이 위법한 한) 그 증거는 적법성을 부여받을 수 없다.

 

적법절차원칙을 공무원의 징계 절차에도 엄격히 적용할 경우, 위법하게 수집된 포렌식 복원 자료는 A의 징계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국가는 국민은 물론이고 수하의 공무원에게도 항상 정직해야 하며, 신의를 위배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 만약 국가가 그의 힘을 제어하지 못하고, 나쁜 의도로 공권력을 작동시킨다면 이는 국민이 국가에게 준 권한을 남용한 것이 되고, 적법하게 취득한 민주적 정당성을 그 스스로의 권한남용으로 훼손하는 나쁜 결과에 도달한다.

 

참고로 필자는, 설령 A가 공무상 지득한 정보를 언론에 유출했더라도 유출내용이 사실이고, 또 그것이 국민적 관심이 되는 중요 사안이라고 한다면, 그러함에도 국가가 은밀한 방식으로 성급히 처리하고자 하여 국익에 반하는 결과가 예상되는 위험한 상황이었다면 A를 면책시켜야 한다고 본다.

 

만약 6·25 당시 북한군의 남하 속도를 늦추기 위해 한강철교를 폭파하라는 명령을 받은 군인이 피난 길에 오른 수많은 서울시민의 희생을 막기 위해 그 내용을 피난민들에게 알려 다수 국민의 목숨을 구했다면, 그 군인은 총살돼야 하는가, 아니면 긴급피난의 법리가 적용되어 처벌을 면해야 하는가.

 

상부의 명령보다 국가와 국익, 공익을 우선시한 사례로, 최근 국방부장관직을 사임한 미국의 메티스 전 장관이 소개되곤 한다.

 

대구 형사전문·이혼전문 변호사 | 법학박사 천주현

 

www.broth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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