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세상의 창] 꼰대와 꼴통의 공존시대_정승열 법무사(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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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꼰대와 꼴통의 공존시대_정승열 법무사(대전)

이선용 / 기사승인 : 2021-06-24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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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열 법무사.jpg


※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건강을 위하여 걸어서 출퇴근한 지도 그럭저럭 10여 년이 지났다. 사무실까지 약 30분 정도 걸리는 길은 넓은 도로와 횡단보도를 서너 군데 건너고 지하철역도 한군데 지나게 되는데, 길을 걷다가 스쳐 가는 수많은 사람과 약간 불쾌한 일을 자주 겪는다. 물론 시간에 쫓기는 출퇴근 시간에 버스나 지하철을 놓치지 않으려고 서두르다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주변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갈 길만 생각하며 ‘걷다가 돌발적으로 뛰어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같은 방향이나 반대 방향을 걸으면서 새치기하다가도 그렇지만, 특히 가로질러 가는 경우에도 자주 그렇다.

 

100세 시대 사회는 조손(祖孫) 이상 4대 이상이 공존하지만, 같은 세대라 해도 예전의 문맹과 비문맹의 격차보다 더 심한 컴맹과 N세대가 인식과 행동에서 커다란 갭을 갖고 살고 있다. 조부 세대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질곡의 세월을, 아버지 세대는 1970~ 80년대 압축혁명(壓縮革命)으로 오늘날의 부를 이룩했고, 아들 세대는 조상들이 이룬 경제적 성장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휴대폰이나 인터넷에 연결된 가상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N세대(Netizen)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아직 전체 인구 중 34%인 1,700만 명이나 되는 밀레니엄 시기에 태어난 M 세대와 20세기와 21세기에 걸쳐 태어난 Z세대를 일컫는 MZ세대는 주 소비층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우리의 정신적 가치관은 압축혁명으로 이룬 물질적 풍요만큼 성장하지 못해서 전통사상을 강조하면 “꼰대”로 폄하되기에 십상이고, 기성세대들은 전통을 모르는 젊은이들을 버르장머리 없는 “꼴통”으로 취급하는 갈등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동서양을 불문하고 지역 간, 세대 간, 계층 간에 문화충돌이 무수하게 벌어지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대체로 낙태, 주와 연방정부의 총기법, 기후 온난화, 이민, 교회와 국가의 분리, 사유화, 오락용 마약 사용, 동성애, 그리고 검열과 같은 주제로 사회갈등의 원인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컴퓨터 세대 더 나아가 N세대와 MZ세대들이 사회 중심을 이루며 대부분 온라인 및 SNS로 소통하고, 심지어 직장이나 학교에서 보고나 출퇴근도 이메일이나 SNS로 하는 등 비대면 접촉을 선호하고 있다. 며칠 전 N세대인 30대 중반의 청년이 보수야당의 대표로 당선된 것도 모바일의 효과다. 하지만, 한강의 기적을 이룬 기성세대들은 온라인보다는 직접 만나서 얼굴을 보고 같이 대화하는 것을 선호하고 능률이 오른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10년 차이보다 1년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지는 이 시대에 나이만으로 세대를 가르는 시대가 아니라 컴퓨터나 모바일을 사용하느냐 여부로 나누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100세 시대에 장수하는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나라는 노인 복지와 노년층을 부양해야 하는 청년층과의 갈등, 가정에서도 조손간의 인식 차이에서 터져 나온 갈등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졌다고 말하는데, 모바일 세대들이 꼰대라고 말하는 부모들이 이룬 고난의 역사를 잊는 것은 뿌리 없는 부평초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오늘을 존재하게끔 이룬 ‘실존했던 삶(life)’과 ‘사실(Facts)’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것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또, 오늘날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는 386세대는 물론 MZ세대조차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형태의 세대에게 또다시 꼰대 세대로 취급받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이제 나이에 의한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구분이 아니라 이른바 386세대조차도 기성세대로 치부하는 N세대와 MZ세대가 혼존 하는 복합사회에서 우리는 세대 간의 갈등을 치유하는 문제가 현안이라고 생각한다. 꼰대 세대와 N세대, MZ세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 눈높이를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그런 사회교육 환경이 필요하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젊은 연인들이 안방에서나 할 수 있음 직한 진한 애정행각을 지적하다가 봉변을 당하기 일쑤여서 지금은 누구도 나서지 않고 있다. 어른이 사라진 국가나 사회는 점점 삭막해진다. 나아가 어른을 골방으로 밀어내거나 지게에 얹어서 산속으로 고려장을 시키는 행태는 이미 장소와 방법만 바뀌었을 뿐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이 그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이처럼 꼴통 세대를 골동품이 아닌 쓰레기 정도로 여기는 사회는 인간성을 상실한 짐승 세계로 퇴락시킬 것이다. 굳이 장유유서를 내세우며 어른 먼저 지나가도록 배려하는 것까지는 기대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은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오로지 자기만 생각하며 ‘길을 걷다가 갑자기 뛰어가는 바람에 부딪히는 돌발적인 행동‘은 그것이 오늘을 사는 계층 간의 꼰대와 꼴통의 세대 충돌 모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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