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김성주 변호사의 의료소송 IN] 아기가 정맥주사를 맞고 그대로 사망한 사건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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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변호사의 의료소송 IN] 아기가 정맥주사를 맞고 그대로 사망한 사건에 관하여

이선용 / 기사승인 : 2022-06-27 1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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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변호사.jpg

<김성주 변호사>

 

1. 들어가며

가. 안녕하세요. 의료소송전문변호사 김성주 변호사입니다. 부모를 잃은 자녀를 ‘고아(孤兒)’라 하고, 남편을 잃은 부인을 ‘미망인(未亡人)’이라 하며, 부인을 잃은 남편은 ‘홀아비’라 부릅니다.

 

나. 그러나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를 뜻하는 단어는 없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고통과 슬픔이 얼마나 깊은지 헤아릴 수 없어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머리 숙여 생각해봅니다.

 

다.몇 년 전에, 태어난 지 불과 4개월이 채 안 된 아기가 대학병원에서 모세기관지염으로 정맥주사를 맞다가 그대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고, 당시 지역언론에서도 보도가 될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고, 제가 이 사건을 맡아 소송을 수행하게 되었는데, 이번 글에서는 위 사건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2. 사건의 내용

가.태어난 지 약 4개월이 채안된 아기가, 기침증상이 있어 대학병원인 피고병원에 내원하였고, 위 병원 의료진은 위 아기를 진찰한 결과 모세기관지염으로 진단하고 입원을 권유하는 한편, 위 아기에게 정맥주사를 시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나.위 병원 의료진은 (날짜 생략) 15:07경 치료실에서 아기의 오른쪽 손등에 정맥주사를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고, 15:08경 재차 왼쪽 손등에 정맥주사를 시도하여 성공하였는데, 위 병원 간호사들이 아기의 왼쪽 손등 정맥주사를 고정하던 중 아기가 갑자기 쳐지면서 청색증과 호흡곤란이 발생하였고, 그 이후 자발호흡 없고, 맥박도 촉지되지 않고 산소포화도마저 측정이 안된 상태가 지속되다가, 결국 위 병원 의료진이 아기에게 기관삽관을 성공한 시각은 15:25이었습니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는 이를 회복하지 못하고 17:34에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라. 그런데 수사기관에서 아기에 대한 부검을 시행하였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아기의 사인과 관련하여 ‘사인은 해부학적으로 불명’이라고 감정한 것입니다. 즉, 사인이 불명이라는 것이고, 이에 수사기관은 의료진 부검감정서에서 사인이 불명이라는 이유로 불기소결정을 한 상태였습니다.

 

3. 재판과정에서 있었던 일

가.저는 위 재판에서 병원 의료진의 여러 가지 과실을 주장하였고, 그 내용으로는 ① 정맥주사 당시 아기의 활력징후를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고 정맥주사를 시행한 과실, 또한 ② 아기가 당시 심하게 울고 주사과정에서 드물게 급성호흡부전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시간을 두고 달래가며 정맥주사를 시행하여야 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강행한 과실, 나아가 ③ 아기가 위 정맥주사를 맞은 후부터 상태가 매우 안 좋았음에도 21분이나 지나 기관삽관을 시행하는 등 기관삽관을 지연한 잘못, ④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수액을 잘못 선택하고 투여한 과실, ⑤ 강심제(에피네프린)을 지연투여한 과실 및 마지막으로 ⑥ 정맥주사 과정에서 청색증 및 호흡부전 등이 발생한다는 점을 의료진이 설명하지 않은 과실을 주장하였습니다.

 

나.그런데 재판과정에서 피고측 대응이 다소 황당하였는데, 제가 주장한 과실 중 ③번 과실과 관련하여, 간호기록지에 기재된 내용은 잘못된 것이고, 21분이 아닌 4분 만에 기관삽관을 성공하였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들이 작성한 간호기록지의 기재내용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다. 물론, 간호기록지에 기재된 내용은 저의 주장과 같이, 21분이나 지나서야 비로소 기관삽관을 시행된 것으로 분명히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즉, 저는 재판과정에서 다른사람도 아닌 자신들이 직접 작성한 진료기록부의 기재내용 마저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 것에 우선 유감을 표하면서, 피고측의 주장대로라면 진료기록부에 허위의 내용을 기재하였다는 셈이고, 이는 그 자체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며, 변론의 내용으로 사후에 진료기록부를 재작성하지 말라고 변론하였습니다.

 

라. 피고측은 이에 대하여 별다른 반박도 하지 못한 채, 무조건 단지 4분이 맞다고만 우기기 시작하였습니다.

 

4. 판결의 결론

가.이 사건의 담당재판부인 창원지방법원은 아기의 유족들의 일부 승소를 선고하였고, 이에 쌍방은 달리 항소하지 않아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나. 그 판결선고의 이유를 보면, “피고병원 의료진으로서는 망아에 대하여 활력 징후를 계속 확인하면서 호흡곤란에 대한 조치를 먼저 시행하거나 신중하게 정맥주사를 시행하여야 하였음에도 만연히 정맥주사만을 시행한 잘못이 있다.” 또한 “피고가 심폐소생술시 등장성 수액을 투여하지 않고 5% 포도당 수액을 투여한 것은 주의의무에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다.또한 부검감정서상 사인이 불명이 된 것과 관련하여서도, 즉 피고병원 의료진의 위 과실과 아기의 사망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① 망아에 대하여 활력 징후를 계속 확인하면서 호흡곤란에 대한 조치를 먼저 시행하거나 신중하게 정맥주사를 시행하여야 함에도 만연히 정맥주사만을 시행한 피고병원 의료진의 잘못과 망아의 사망 사이에는 다른 원인이 개재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병원 의료진의 잘못과 망아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고, 나아가 “② 포도당을 함유한 다량의 정맥용 수액은 체액의 혈관 내 분획을 효과적으로 확장시키지 못하며 고혈당 및 이차적인 삼투성 이뇨를 유발할 수 있고 5% 포도당 수액을 심폐소생술에 사용할 경우 의학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사망률과 신경학적 이환율이 증가하므로 소아의 초기 심폐소생술에는 이를 사용하지 않아야 함에도 피고병원 의료진은 망아에게 이를 사용하는 잘못을 하였고, 그로 인하여 망아에 대한 심폐소생술이 효과적으로 시행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병원 의료진의 위와 같은 잘못과 망아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다”고 각 판시하였습니다.

 

즉, 앞서 본 피고병원 의료진의 의료상 과실과 아기의 사망 사이에 연관성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라. 위 재판에서 저에게 장애물이었던 점은 부검감정서에서 아기의 사인이 불명으로 나온 점, 수사기관에서 의료진에 대하여 불기소결정한 부분인데, 민사 재판부는 위와 달리 의료진의 과실을 지적하였던 것입니다.

 

5. 나가며

가.흔히들 자식을 잃으면 이는 부모의 가슴에 묻는다고들 하며, 그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을 어떻게든 막연히 표현하려고 합니다.

 

나. 제가 소송상담을 하면서 경험한 바로는, 소송하시더라도 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을 드려도,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은 승소가능성과 상관없이 소송을 결심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다. 그러면서 그들은 저에게 이와 같이 말합니다. “변호사님. 제가 지금 소송을 하지 않으면 자식한테 미안해서 어떻게 살아요..”

 

라. 물론 소송에서 승소한다고 하여 자식을 잃은 부모의 고통과 슬픔이 조금이라도 상쇄될 수 없을 것이나, 그래도 패소한 것보다는 승소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 우리는 우리의 자식에게는 부모인 반면, 우리의 부모에게는 자식이므로, 결국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므로, 그만큼 멋있게 살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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