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김형남 교수의 미국 연방대법원 판례 산책] 태아냐 임산부냐? 그것이 문제로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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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남 교수의 미국 연방대법원 판례 산책] 태아냐 임산부냐? 그것이 문제로다!(2)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4-04-29 09: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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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편 태아냐 임산부냐? 그것이 문제로다!


▲ 김형남 교수
낙태문제에 대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두 번째 판례는 1973년 로(Roe) 판결 이후 16년 만에 등장하여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1989년 웹스터 대 가족계획건강기구 사건(Webster v. Reproductive Health Service)이다.


(2) 웹스터 대 가족계획건강기구 사건(Webster v. Reproductive Health Service)

1989년 미국 미주리 주의회는 낙태와 관련된 한 법률을 개정하였는데, 이 법률에는 다음과 같은 규정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1) 임산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필수적이지 않은 낙태행위나 낙태를 보조하는 행위에 공무원이나 공공시설을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
2) 20주 또는 그 이상이 초과된 태아를 임신하고 있는 여성을 상대로 낙태수술을 행하는 외과의사에게 반드시 수술 전에 태아의 임신기간, 몸무게, 폐의 성장상태 등을 강제로 조사하게 하는 규정

같은 해 7월 미주리 주정부에 의해 고용된 5인의 의료전문가와 예외적인 경우에 낙태수술을 해주던 두 의료법인은 위에서 개정된 법률이 자신들의 헌법상 권리를 지나치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근거로 하여 위 법률이 시행되지 못하도록 하는 선언적 구제를 요구하는 소송을 미주리 주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하였다.

연방지방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개정된 위 법률이 위헌이라고 선고하였다.
이에 미주리 주 검찰총장 웹스터(Webster)는 연방항소법원에 항소하였지만, 연방항소법원도 연방지방법원과 마찬가지로 이 법률을 위헌이라고 선언하였다. 이에 불복한 웹스터가 결국 연방대법원에 상고하게 되어 이 판결문이 탄생되었다.
연방대법원을 대표하여 렌키스트(Rehnquist) 대법원장이 판결문을 작성하였다.

이 판결문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낙태를 하려는 여성에게 공공시설이나 의료 공무원들을 이용할 수 없다는 미주리 주 개정법률 규정이 미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여성의 낙태자율권을 박탈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둘째, 이 판결은 그동안 이어져오던 1973년 로(Roe) 판결이 만든 ‘독립적인 생명력 기준’을 변경하였다. 즉, 로(Roe) 판결은 과연 태아에게 독립적인 생명력이 있느냐는 기본적인 판단권을 임산부에게 부여하였기 때문에, 낙태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반면에, 이 웹스터(Webster) 판결은 태아에게 독립적인 생명력이 있느냐의 기본적인 판단권을 임산부가 아닌 미주리 주정부에 부여하고 있어서, 낙태를 어느 정도 제한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연방대법원 대법관 9명 중 4명의 보수적인 대법관들이 합헌이라고 선언하였고, 1명의 대법관은 기권을 했기 때문에, 로(Roe) 판결을 주장하는 자유주의자 대법관 4명이 미주리 주 개정법이 위헌이라고 선언하였지만, 위헌선언되는 정족수 5명에 단 한 명이 부족하여 (Roe) 판결의 원칙은 많이 퇴색되어 버렸던 것이다.

이 판결에 대해 자유주의자인 블랙먼(Blackmun) 대법관은, “이 판결에서 보수적인 4명의 대법관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은근슬쩍 획기적인 로(Roe) 판결이라는 카드를 버리면서, 미국 헌법이 아이의 임신 여부에 대한 자유결정권을 보장한다고 그동안 믿고 있었던 모든 미국 여성들의 꿈과 희망을 절망으로 몰아넣는 비참한 카드 하나를 집어들고야 말았다”라고 표현함으로써 연방대법원 내의 첨예한 논란을 비추어 주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웹스터(Webster) 판결은 분명히 1973년 로(Roe) 판결이 앞으로 뒤집어질 수도 있다는 예언적인 판결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위헌 정족수 5명에 딱 한 명이 부족한 4명이나 되는 보수적인 대법관들이 대거 로(Roe) 판결에 다시 반발하고 나섰다는 점 때문에 그런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여하튼 그렇다고 할지라도 자유주의자 블랙먼(Blackmun) 대법관의 얘기처럼, 미국 전역에 낙태에 대한 자유주의적 변화의 바람은 확실하게 불어왔던 것만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센트럴 대학교, 단국대, 경성대 법대 교수 | 법학박사 | 미국 워싱턴 주 변호사 | 세계헌법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 성균관대학교 법학연구원 연구위원 | 15년간 법무부 법조인력정책과 사법시험 제1차시험 출제위원, 제2차시험 출제위원, 제3차 면접위원 | 15년간 행정안전부 국가고시센터 출제위원, 선정위원 및 면접위원 (행정고시, 5급 승진시험, 국가직 7급·9급, 지방직 7급·9급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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