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대학은 간다”…고3 10명 중 7명 ‘대졸’ 희망, 고졸·대학원 선호는 뚜렷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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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간다”…고3 10명 중 7명 ‘대졸’ 희망, 고졸·대학원 선호는 뚜렷한 감소

마성배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5 11: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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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9.4%→2023년 72.3%…고졸 희망 47.5%, 대학원 희망 20.6%만 실제 경로 일치
진학 때는 대학보다 전공, 적성보다 흥미 중시…연구원 “고졸 취업·대학원 진학 모두 다시 설계해야”

고등학교 3학년 시기 청소년들이 그리는 진학 경로가 갈수록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 대학 진학 선호는 더 강해진 반면, 고졸 취업이나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는 비율은 뚜렷하게 줄었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고교 시절 품었던 진학 계획이 실제 20대 후반의 학력 이력과 상당 부분 어긋났다는 점이다. 고졸을 희망했던 학생 가운데 절반도 채 그 경로를 지키지 못했고, 대학원 진학을 생각했던 학생들 역시 실제로 대학원까지 간 비율은 20%대에 머물렀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청년의 성인기 이행 경로 연구 I」에 따르면, 고3 시기 향후 진학 계획에서 ‘대졸’을 선택한 비율은 2007년 59.4%에서 2015년을 거쳐 2023년 72.3%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고졸’ 응답은 2007년 2.9%에서 2015년 7.6%로 잠시 올랐지만 2023년에는 3.1%로 다시 내려갔고, ‘대학원’ 응답은 2007년 21.2%에서 2015년 14.4%, 2023년 8.8%로 계속 줄었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청소년들의 진학 상상력이 사실상 ‘대학 졸업’에 집중되는 현상이 더 강해졌다고 해석했다.

 

▲출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진은 2010년 중학교 1학년이었던 패널을 2025년까지 추적해, 고3 때 세운 진학 계획과 실제 이행 결과를 함께 살폈다. 그 결과 고졸을 희망했던 응답자 가운데 실제로 고졸 상태를 유지한 비율은 47.5%에 그쳤다. 대학원 이상 진학을 바랐던 집단에서도 실제로 대학원에 진학한 비율은 20.6%에 불과했다. 말하자면 고교 시절의 선택과 20대 후반의 현실 사이에 적지 않은 간극이 확인된 셈이다.

 

 

▲출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고졸을 희망했지만 실제로 고졸이 아니었던 응답자 가운데 78.3%는 전문대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 이상을 희망했으나 실제로 대학원 졸업까지 이르지 못한 집단에서는 87.3%가 대학 진학에 머물렀다. 단순히 진학을 포기했다기보다, 고졸과 대학원이라는 양쪽 선택지가 모두 중간 단계인 ‘전문대·대학’으로 흡수되는 모습이 드러난 것이다.

이 결과는 최근 몇 년간 교육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직업계고 학생들에게는 “결국 대학을 가야 한다”는 압박이 남아 있고, 일반대 재학생들에게는 “대학원보다 취업이 먼저”라는 현실 판단이 우세해지면서, 고졸 취업과 대학원 진학이 모두 좁아진 통로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원 분석에서도 고졸 희망 비율 감소는 특성화고 졸업생의 고등교육기관 진학률 추이와 맞물려 나타났고, 대학원 진학 희망 감소 역시 2000년 이후 이어진 대학 졸업자의 대학원 진학률 하락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

대학 진학자들이 무엇을 기준으로 진학을 결정했는지도 흥미롭다. 2025년 조사에서 대학 진학자들은 대학 이름 자체보다는 전공을, 학문적 가치보다는 취업 가능성을, 적성보다는 흥미를, 주변 의견보다는 본인의 판단을 더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청년 세대가 여전히 대학을 선택하긴 하지만, 그 안에서 무엇을 공부하고 졸업 뒤 어떤 경로로 이어질지를 더 현실적으로 따지고 있다고 봤다. 고교 단계에서 ‘대학에 갈 것인가’보다 ‘어떤 전공과 어떤 진로를 택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출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반대로 대학원 진학자의 동기를 보면, 여전히 학문 자체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학원 진학자 가운데 51.1%는 ‘전공 심화 등 학문에 대한 관심’을 이유로 들었고, 33.3%는 ‘대학원 이상의 학력이 필요해서’라고 응답했다. 취업 시장에서의 학력 경쟁력과 학문적 관심이 함께 작동하지만, 지금의 대학원 진학 축소는 생활·연구 여건, 진학 이후 진로 불확실성 같은 현실적 문제를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진로교육을 다시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교 단계에서 대학 진학만을 기본값으로 두기보다, 고졸 취업과 대학원 진학도 실질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직업계고 맞춤형 진로교육 강화, 학교와 일자리의 연계 체계 마련, 현장실습 모니터링 강화, 기업 연계 방식 다양화, 시도교육청 중심의 마이스터고 확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동시에 대학원 교육 쪽에서는 지역 산학연 연계사업을 학생 중심으로 전환하고, 대학원생의 연구 자율성과 연구비 직접 지원, 생활지원 확대가 뒤따라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연구원은 ‘진로 다양화’라는 말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상담 체계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봤다. 실제로 고3 시기 계획과 20대 후반의 결과가 어긋난 사례가 많다는 것은, 학생들이 당시 충분한 정보와 상담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렸는지 되묻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대학 진학 여부만이 아니라, 전문대와 일반대, 취업과 재진학, 대학원과 사회 진출 사이에서 어떤 길이 자신에게 맞는지 충분히 따져볼 기회가 부족했다면, 진학 선택은 결국 ‘가장 무난한 길’로 수렴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조사에서 대졸 선호가 더 강해진 것 역시 대학이 가장 선명하고 익숙한 선택지로 기능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장기 추적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2010년 중학교 1학년 학생 2,342명을 대상으로 2016년까지 패널조사를 진행했고, 이후 유지조사를 거쳐 2025년 20대 후반 시점에 본조사를 실시했다. 최종 응답자는 1,312명이다. 조사 방식은 초기 개별 면접조사에서 2025년 웹조사로 이어졌고, 표본은 지역과 학교급을 고려한 학교 기반 층화집락표집 방식으로 추출됐다. 단기 여론이 아니라 한 세대의 실제 이행 과정을 따라가며 진학과 첫 일자리 문제를 함께 보려 했다는 점에서, 교육정책과 청년정책 모두에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발표는 진학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고정된 풍경도 다시 보여준다. 대학 진학률이 여전히 강한 규범처럼 작동하는 가운데, 고졸 취업은 ‘대안’으로 충분히 매력적이지 못하고, 대학원 진학은 ‘선택’이기보다 점점 더 부담이 큰 길이 되고 있다. 대학을 가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바깥의 경로가 얼마나 약해졌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청년층의 성인기 이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할 때, 그 출발점에는 결국 진학 단계에서부터 폭이 좁아진 선택지가 놓여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기헌 선임연구위원은 “고졸자도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으며, 첨단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기 위해 대학원 교육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가 제시한 수치들은 단순한 선호 변화가 아니라, 우리 교육체계가 청소년에게 어떤 길을 열어주고 어떤 길은 사실상 닫아두고 있는지 묻고 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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