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함무라비 법전과 현대 입법자의 무게

  • 맑음부안26.5℃
  • 맑음제천22.4℃
  • 맑음영천25.1℃
  • 맑음철원22.2℃
  • 맑음영주23.8℃
  • 맑음의성26.7℃
  • 구름많음울산24.4℃
  • 구름많음부산26.6℃
  • 구름많음경주시26.1℃
  • 맑음순창군25.5℃
  • 맑음강화22.1℃
  • 맑음울릉도22.8℃
  • 맑음임실25.1℃
  • 구름많음성산22.9℃
  • 맑음고산23.5℃
  • 맑음정읍25.9℃
  • 맑음부여25.2℃
  • 구름많음강진군25.7℃
  • 맑음거창24.2℃
  • 맑음합천25.4℃
  • 맑음홍성24.0℃
  • 맑음장수24.0℃
  • 맑음목포24.2℃
  • 맑음고창군
  • 맑음순천24.6℃
  • 맑음세종23.8℃
  • 맑음군산24.3℃
  • 맑음청주24.6℃
  • 맑음남원25.6℃
  • 맑음보령26.1℃
  • 맑음광양시25.5℃
  • 구름많음보성군25.5℃
  • 맑음구미25.2℃
  • 맑음진도군25.7℃
  • 구름많음동두천23.5℃
  • 흐림남해23.1℃
  • 구름많음속초23.1℃
  • 맑음고창26.5℃
  • 구름많음북창원26.5℃
  • 구름많음파주22.0℃
  • 맑음서청주23.9℃
  • 구름많음거제25.8℃
  • 구름많음서울24.2℃
  • 맑음동해24.3℃
  • 맑음인천22.6℃
  • 맑음흑산도21.7℃
  • 맑음대전24.9℃
  • 맑음북춘천21.7℃
  • 맑음문경24.2℃
  • 맑음의령군25.6℃
  • 맑음영덕24.3℃
  • 맑음전주26.2℃
  • 구름많음서귀포25.7℃
  • 맑음영광군26.2℃
  • 맑음산청24.9℃
  • 구름많음통영25.1℃
  • 맑음대관령21.1℃
  • 맑음충주24.6℃
  • 맑음완도26.5℃
  • 구름많음김해시27.3℃
  • 맑음강릉26.0℃
  • 맑음포항23.3℃
  • 구름많음고흥24.8℃
  • 구름많음장흥25.6℃
  • 맑음정선군24.5℃
  • 맑음금산25.4℃
  • 맑음홍천23.6℃
  • 맑음청송군26.3℃
  • 구름많음여수22.7℃
  • 구름많음창원25.4℃
  • 맑음태백22.3℃
  • 맑음봉화24.1℃
  • 맑음안동25.2℃
  • 맑음울진23.5℃
  • 맑음광주26.9℃
  • 맑음제주25.5℃
  • 맑음함양군24.9℃
  • 구름많음양산시27.3℃
  • 맑음대구25.2℃
  • 맑음밀양26.8℃
  • 맑음진주25.2℃
  • 맑음보은23.4℃
  • 구름많음북부산26.8℃
  • 맑음춘천21.8℃
  • 구름많음백령도17.2℃
  • 맑음천안23.9℃
  • 맑음추풍령24.0℃
  • 맑음북강릉25.5℃
  • 맑음상주25.0℃
  • 맑음이천23.6℃
  • 맑음양평23.0℃
  • 맑음서산25.0℃
  • 맑음원주25.0℃
  • 구름많음해남25.3℃
  • 맑음수원24.3℃
  • 구름많음인제22.4℃
  • 맑음영월23.9℃

[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함무라비 법전과 현대 입법자의 무게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6-03-24 11:30:44
  • -
  • +
  • 인쇄
“함무라비 법전과 현대 입법자의 무게”

 

 

 


▲최창호 변호사
건축가가 집을 잘못 지어 주인이 죽으면 건축가를 사형에 처한다. 기원전 18세기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 제229조는 오늘날 기준에서는 가혹하다고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본질은 분명하다. 공적 안전을 전제로 전문적 권한을 행사하는 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결과 책임이 따른다는 점이다. 함무라비 법전은 공적 안전을 전제로 전문적 권한을 행사하는 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결과 책임’이 따른다는, 인류 초기 법의식을 선언하였다.

지금 대한민국은 형사사법 체계라는 거대한 구조물을 다시 설계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신설, 그리고 중대범죄수사청 도입을 골자로 하는 입법은 단순한 제도 개편을 넘어 수사와 기소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시도다. 문제는 이 거대한 설계가 충분한 검증을 거쳤는지,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 구조가 준비되어 있는지에 있다.

개편안의 취지는 분명하다. 권한 집중을 완화하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의 대한민국 검찰청이 보유해 온 직접 수사 기능을 축소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함으로써 권력 간 견제를 강화하겠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를반대하는 측에서는 수사 역량의 분산, 사건 처리 지연, 그리고 수사·기소 협력 약화에 따른 형사사법 효율성 저하를 우려한다. 결국 핵심 쟁점은 권한 분산이 실제로 책임성과 효율성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라 할 것이다.

이 논쟁의 이면에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입법자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 현대 민주국가에서 입법자는 국회의원 면책특권 아래에서 자유롭게 입법 활동을 수행한다. 이는 필수적인 제도이지만, 동시에 입법 결과에 대한 직접적인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한계도 지닌다.

만약 제도 개편 이후 수사 공백이나 재판 지연, 기본권 침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는 정책 실패로 평가될 뿐 입법자의 법적 책임으로 귀속되지는 않는다. 이러한 책임 구조의 공백 속에서 ‘법왜곡죄’와 같은 새로운 규율 논의가 등장하고 있으나, 그 역시 사법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 훼손이라는 또 다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처벌의 강화가 아니라 입법의 품질이다. 현재의 책임 구조는 위헌법률심판, 선거, 국가배상이라는 사후적 장치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형사사법 체계와 같이 국민의 기본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영역에서는 사전적 검증과 정밀한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입법 영향 평가의 실질화, 일몰제 도입, 전문적 숙의 과정 강화 등 제도적 보완이 요구되는 이유라 할 것이다.

검찰 개혁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개혁은 언제나 정교한 설계를 전제로 한다. 함무라비 법전이 남긴 교훈은 단순한 형벌의 엄격함이 아니라, 권한을 행사하는 자가 져야 할 책임의 무게에 해당한다. 검찰의 폐지는 당파적 이익에 치우치고, 국민의 기본권을 도외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검찰청이 사라지고 새로운 제도가 자리 잡는 과정에서, 만약 형사사법 체계의 균형과 안정성이 흔들린다면 그것은 특정 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이다. 입법자는 정치적 정당성뿐 아니라 제도의 완성도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정밀함이다.

함무라비 법전이 제시한 ‘부실 건축물에 대한 건축가의 생명 책임’이라는 서늘한 원칙은, 4천 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감자인 ‘입법 책임론’과 맞닿아 있다. 이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실증적 검증이 필요한 시기이고, 무엇보다 ‘법이라는 구조물’을 설계하는 자로서의 신중한 책임 의식이 필요한 때가 아닐 수 없다.

최창호 변호사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 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저작권자ⓒ 피앤피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ISSUE

뉴스댓글 >

많이 본 뉴스

교육

경제

정치

사회

생활/문화

IT/과학

엔터

스포츠

자격증

취업

오피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