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발표 이후 투표 진행, 선거 공정성 신뢰 흔들어”
외부 전문가 참여 진상조사·비상대응 매뉴얼 전면 점검 요구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 3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 헌법상 참정권을 침해한 중대한 사안”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한변협은 6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투표용지 부족으로 전국 22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일시 중단됐고,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투표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고 밝혔다.
변협은 특히 투표 마감 시간을 넘긴 뒤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된 이후에도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가 이어진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성명은 “일부 유권자가 선거 판세에 관한 정보가 공개된 이후에야 투표하게 된 것은 선거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국민의 선거권은 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가장 본질적인 참정권”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변협은 투표용지 부족이 단순한 행정 착오로 볼 수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발표를 인용해 “전국 67개 투표소에 추가 투표용지가 송부됐고, 이 가운데 22개 투표소에서는 실제 투표가 중단됐다”며 “이는 일부 현장의 우발적 혼선이 아니라 수요 예측과 인쇄·배부 기준, 비상 대응 체계 등 선거관리 핵심 영역에서 중대한 부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경찰이 투입된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변협은 “국민이 참정권을 행사하기 위해 찾은 투표소에서 국가기관의 준비 부족으로 투표 절차가 지연·중단됐고, 이에 항의하는 국민 앞에 다시 공권력이 투입됐다”며 “참정권을 침해받은 국민의 목소리를 공권력으로 관리하려는 듯한 상황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엄중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대국민 사과만으로는 사태를 마무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변협은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국민의 선거권 행사가 제약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투표용지 부족이 왜 발생했는지, 사전 예방에 실패한 이유와 현장 대응의 적절성, 책임 소재를 국민 앞에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도 제안했다. 대한변협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객관적인 진상규명 절차를 통해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유권자의 투표권 행사를 제약할 수 있는 비상 상황 대응 매뉴얼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사 결과와 후속 조치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다시는 국민의 참정권 행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번 사태가 특정 정치 진영의 이해관계나 선거 결과에 대한 정치적 평가와는 별개의 헌법적 문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변협은 “국민의 참정권 보장은 정치적 입장을 초월해 지켜져야 할 민주주의의 절대적 가치”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일을 단순한 실무상 오류로 축소해서는 안 되며, 헌법기관으로서 국민의 참정권 수호에 실패한 중대한 사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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