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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밟으며 - 정승열 법무사

/ 기사승인 : 2015-11-03 14: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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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어려움을 혼자서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던 슈퍼맨 같은 혈기가 사라지고, 어느새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반복되는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보잘 것 없는 소시민으로 전락한 것을 깨닫게 된지도 오래다. 이처럼 미약한 존재로 축소된 일상에서 조금만 달리 보내도 하루가 무척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나 혼자만이 갖는 느낌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세상을 살아가면서 조금은 급변하는 사회현상을 통해서 변화를 느껴보기도 하지만, 그 변화라는 것이 한시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그것은 변화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이 될 것이다. 따라서 루틴화된 일상에서 적절한 변화는 삶에 활기를 넣어주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요즘의 세상은 어제의 지식도 낡은 상자 속에 쳐박아 두어야 할 만큼 급변하고 있는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날과 달, 그리고 한해라는 나름의 구획된 틀 속에서 의욕을 갖고 출발했던 새로운 한 달도 그것이 조금은 진부해졌다고 느낄 무렵이 되면, 어느새 내 자신도 조금은 지쳐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물론, 그것이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세월의 흐름이라는 보다 큰 틀 속에서 점점 노쇠해가는 자신의 능력과 체력의 한계를 실감하게 하는 바로미터인지는 분간하기 힘들다. 이렇게 점점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진 것도 분명 자신이 지쳐가고 있음을 깨닫게 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하순, 오늘 낮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일부러 가로공원을 찾아갔다. 매일 걸어서 출퇴근하면서 가로질러가는 가로공원은 콘크리트 숲에서 살아가는 도시민에게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해주는 작은 세상이기도 한데, 모처럼 가을단풍을 맛보기 위해서다. 시청과 정부청사 사이의 직선 길 사이에 중앙에 가로수들로 분리대를 만들고 양쪽 통로를 걸어 다니게 만든 공원길은 신도심을 개발하기 전에 육군 항공학교가 있던 부대 터라고 해서 ‘보라매공원’이라고 하지만, 가로공원이라는 말로 더 많이 불리고 있다. 신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가로공원의 남북 쪽 끄트머리에는 시청과 정부청사가 있고, 그 좌우로는 시교육청, 세무서, 우체국, 경찰청, 특허법원 등 수많은 관공서들이 있다.

이른 봄이면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새잎들이 돋아나기 시작하다가 점점 싱그러운 가로수로 변하고, 그 짙푸름이 어느 날 조금씩 노랑 빛을 띄우다가 이젠 붉게 물들어가고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집과 직장사이만을 오가는 직장인들이 가로공원의 변해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의 변화를 느끼게 되는데, 어쩌면 해가 갈수록 가로수와 함께 자신의 노쇠를 돌아보게 되기도 한다.

매일 쫓기듯이 스쳐지나가기만 했던 가로공원을 모처럼 북쪽 끝 샘머리 공원에서 남쪽 끝 시청 앞까지 약500미터쯤 되는 구간을 천천히 걸어보면서 가을을 느껴보았다. 어느새 낙엽도 제법 두툼하게 쌓여서 단풍을 바라보고, 또 낙엽을 밟아보는 것은 잠깐이나마 도심에서 가을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장소였다. 이심전심인지 주변의 수많은 남녀 직장인들이 무리를 지어서 혹은 한두 명씩 마치 퇴근길 지하철 출구로 쏟아져 나오듯 산책하며 웃고 떠드는 한가로움을 볼 수 있은 것은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 젊은 시절 법원이 서초동으로 이전하기 전, 점심시간이면 주변 직장인들에게 무료입장을 허락해주어서 돌아볼 수 있었던 덕수궁의 가을을 되살아나게 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오랜만에 이렇게 시간을 내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단풍구경을 하게 된 것은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 것보다 아직은 내 자신이 세상과 낙오된 것이 아니라는 현실 검증의 시간이 되었다고도 생각한다.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리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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