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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 여자 - 오쿠다 히데오

/ 기사승인 : 2016-02-02 1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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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작품 중 ‘공중그네’, ‘인더폴’을 오래 전에 재밌게 본 기억이 있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책장에서 꺼내 읽었다. 그는 심각한 이야기들도 쉽고 간결하게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는 작가이다. 그러나 가볍게 읽기 시작해서 책을 다 읽어갈 무렵에는 독자에게 넌지시 생각할 거리를 주고 가는 느낌이 든다. 「소문의 여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심이라는 것을 갖고 있으나 그것이 발휘되는 건 주로 자신에게 불이익이 돌아오지 않을 경우에 한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의를 소중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때때로 타인을 비난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발동되곤 합니다.

 

- 한국 독자를 위한 저자의 글 중에서

 

내가 하는 사랑은 로맨스이지만 다른 이들이 하는 사랑은 불륜이라고 손가락질한다. 누구나 하는 눈감아 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아주 소소한 불법행위들은 보통 사람들이라면 그 정도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그들 세계에서 똑같은 사람이길 거부하는 이가 나타나면 불편해하고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기 일쑤이다.

 

“그 여자, 틀림없이 남자 엄청 밝힐 걸?”

 

소문의 여자 ‘미유키’를 중심으로 그 주변 사람들의 아주 소소한 불법행위들, 부조리함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미유키는 이 책의 주인공인 듯 해 보이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타인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으로 스토리가 전개 된다. 주인공은 일본사회에서 살아가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보통의 사람들이다. 소문은 또 다른 소문으로 얹혀 기정사실화되어 가지만 미유키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채 사라져버린다.

 

책을 읽는 내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불편한 진실이 있다. 작가가 그려낸 ‘여자’의 이미지가 그렇다. 나 또한 못생긴 남자보다 멋지고 잘생긴 남자가 좋다. 심지어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이 자기관리도 잘한다고 생각한다. 예쁘고 날씬한 여자들이 좀 더 유리한 면이 없지만은 않다.

 

여자는 미유키처럼 세상을 살아가려면 돈 많은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자신을 꾸미고 그것이 다른 여자들에게 멋있어 보인다는 것이 씁쓸하게 만든다. 남자와 동등한 위치이거나 상위에서 멋있게 일하는 여성들까지도 그저 그런 여자로 전락해버리는 느낌이랄까?

 

악녀 미유키도, 부조리한 그 주변 사람들도...부끄러운 줄 알아야 비로소 세상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만하다고 느끼지 않을까싶다. 김치냉장고처럼 냉장고에 양심을 넣고 다니는 세상이 아닌, 남의 양심 운운하기 전에 자신의 것부터 챙기도록!!! 


'미소'로 찬찬히 읽어내 주는 人 ㅣ은향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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