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변호인 리포트] 쿠바의 미국 공격 - 천주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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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리포트] 쿠바의 미국 공격 - 천주현 변호사

/ 기사승인 : 2017-12-14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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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최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바나 대사관 폐쇄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지난 2월 미 정부 차원에서 쿠바 정부에 항의한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 환자 발생 사건에서 기인한다.

 

극단적 발언을 한 배경은 이렇다. 쿠바 수도 아바나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일하던 외교관들이 괴상한 소리에 시달리다 청력을 잃고 뇌가 손상돼 균형 감각까지 상실한 일이 계속 벌어졌고, 확인된 환자만 21명에 달했다.

 

미국 정부는 일부 피해자를 미국으로 데려온 후 항의하다가 대사관 폐쇄까지 검토하게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쿠바 정부가 음파장비를 동원해 미 외교관들을 비밀리에 공격하는 것으로 정부의 견해를 보도했다. 미국의 고심은 국교를 단절한 지 반세기 만에 쿠바 공관을 재개설했는데 불과 2년 만에 다시 문을 닫게 되는 점에 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FBI의 수사를 받을 용의가 있다는 제안을 했다. 만약 쿠바 정부가 은밀하고도 지독한 방법으로 음파를 이용해 미 외교관들의 귀를 멀게 하고, 뇌를 손상시킨 것이 맞다면 이는 무슨 죄에 해당할까.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다는 것은 건강을 침해한다는 뜻이다. 신체의 완전성을 침해하는 폭행보다 가중된 결과를 상해라고 한다. 따라서 외부적으로 어떤 상처를 발생시키지 않았더라도 생리적 기능에 훼손을 입어 신체에 대한 상해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상해죄가 성립한다. 협박과 폭행을 못 이겨 피해자가 실신하고 한참 후에 깨어난 것도 상해가 된다는 말이다.

 

반면 상처의 정도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극히 경미한 상처로 굳이 따로 치료할 필요도 없는 것이어서 그로 인해 건강상태를 불량하게 변경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는 상해로 보지 않는다. 1주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동전 크기의 멍은 상해가 아니다.

 

상해의 개념은 뺑소니 도주를 처벌하는 특가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피해자에게 자연치유가 가능한 1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요추부 통증상을 입히고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도주운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또 법정형이 중한 강간상해죄·강간치상죄도 7일간의 가료를 요하는 상처 정도라면 무죄가 되는 경우가 많다. 굳이 치료받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시일의 경과에 따라 자연치유될 정도의 상처일 경우에 한해서다. 이러한 법리는 강도상해죄·강도치상죄의 성립을 판단하는 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상해의 대표적 예는 피하출혈, 종창찰과상, 처녀막파열, 치아탈락, 성병감염, 보행불능, 수면장애, 식욕감퇴, 장시간의 인사불성이다.

 

이 사건 범행은 폭행이 아니고 상해다. 음파의 공격으로 외교관 수십명이 청력을 잃고 뇌가 손상된 상해의 결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음파공격은 직접적 유형력의 행사가 아닌데 상해행위로 볼 수 있는가이다. 형법은 폭행에 대해 유형력의 행사를 요구하나, 상해는 무형적 방법에 의한 상해도 인정하고 있다. 무형적 방법은 고성·음파를 모두 포함한다. 다만 주술적 방법과 같이 자연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것은 배제된다.

 

이 사건 피해자들은 일반적 상해의 결과가 아니라 불구·불치·난치의 병을 얻게 됐다. 피해 결과가 중한 경우 형법은 별도로 중상해죄로 엄히 처벌한다. 결국 쿠바 정부가 범인이라면 그들은 21명 외교관에 대한 중상해죄, 함께 근무 중이면서 피해가 없는 외교관 전원에 대한 상해미수죄가 성립하고 이들은 경합관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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