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변호인 리포트] 소음과 상해죄 - 천주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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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리포트] 소음과 상해죄 - 천주현 변호사

/ 기사승인 : 2018-03-22 13: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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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전주지방법원은 군부대 이전에 반발, 35사단 앞 도로변에서 확성기를 이용해 1개월가량 장송곡을 튼 피고인들에게 공무집행방해와 상해죄 유죄를 인정했다. 이들은 소음기준을 지키면서 합법시위를 했다고 변명했지만, 군과 검찰은 장송곡을 튼 것이 폭행이라고 주장했다. 군의 주장은 이색적이다. 보통 군이 민간에 소음피해를 주는데 이 사건은 정반대이고, 소음으로 공무를 방해한 점도 특이하다. 법원은 장기간 고성능 확성기로 장송곡을 튼 것은 상대의 청각을 직접 자극해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준 유형력의 행사로 폭행이 맞고, 장병들의 급성 스트레스와 이명은 상해의 결과라고 판시했다.

 

(1) 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해 폭행·협박하는 범죄다. 대표적 사례는 음주측정을 요구받자 경찰을 폭행하거나 응급구조 중인 소방관을 폭행하는 것이다. 직무수행을 위해 근무 중인 상태에 있는 때도 포함되므로 적용범위가 넓어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하지만 위법한 직무수행을 행사하던 공무원을 폭행하는 것은 무죄다. 예컨대 불법체포를 행사하는 수사관에게 저항할 수 있고, 심지어 영장체포를 당하는 경우에도 체포자가 영장을 이유 없이 제시하지 않거나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았다면 체포에 저항할 수 있다. 폭행은 공무원에 대한 직간접의 유형력 행사이므로 인분을 경찰관서 바닥에 뿌려도 본죄가 성립한다. 이 사건과 같이 음향을 이용한 것은 폭행의 방법으로는 드물게 사용된다. 협박은 공무원에게 공포심을 생기게 할 수 있는 일체의 해악의 고지이고, 현실적으로 공포심이 생겼는가는 불문한다. 폭행·협박은 적극적, 작위적 행위이므로 연행하려는 경찰의 손을 단순히 뿌리치거나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열어주지 않은 것은 제외된다. 소극적이고 단순 불복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는 소음이 상대의 청각에 도달했고, 부대에서 불과 10m 떨어진 장소에서 이뤄졌으며, 무려 확성기 4대를 사용한 점, 고성능 확성기를 이용한 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장송곡으로 고통을 가한 점, 사용기간이 장기에 속하는 점이 고려돼 폭행으로 인정됐다. 피고인들은 폭행으로 군부대의 수면, 상황·경계, 군사훈련을 방해한 것이어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

 

(2) 피고인들의 행위로 2천명의 장병이 밤낮으로 장송곡을 듣다가 그중 일부가 수면장애, 환청, 급성 스트레스 병을 얻은 것은 상해죄다. 상해는 폭행과 달리 무형적 방법에 의해서도 충분히 저질러질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과 같이 반복적 소음에 의해서도 가능하다. 앞서 쿠바 소재 미국대사관 직원들이 음파에 의해 상해입은 사건을 소개한 바 있다. 여러 명이 공동으로 상해의 결과를 발생시킨 이 사건은 폭처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가중처벌된다.

 

(3) 집시법에 따라 신고를 했다거나 법적 기준치보다 낮은 음향이었더라도 방법, 기간, 피해를 고려할 때 위법성이 조각될 여지는 없는 사건이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는 실질적 준법이 면책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법을 악용하는 사례가 법적용의 허점이 되어서는 아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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