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칼럼] 제주의 질감 - 오대혁(시인, 문화평론가)

  • 맑음대전5.0℃
  • 맑음영천2.9℃
  • 구름많음광주11.7℃
  • 맑음진도군8.1℃
  • 맑음봉화-1.1℃
  • 맑음거제8.9℃
  • 구름많음여수12.0℃
  • 맑음원주0.5℃
  • 흐림동두천5.7℃
  • 흐림인제3.0℃
  • 구름많음전주9.5℃
  • 흐림홍천0.5℃
  • 맑음광양시10.7℃
  • 구름많음고흥6.6℃
  • 흐림백령도9.7℃
  • 흐림강화7.7℃
  • 구름조금이천0.2℃
  • 맑음남해8.0℃
  • 맑음보령11.3℃
  • 맑음부산13.5℃
  • 맑음정선군1.0℃
  • 흐림서산7.5℃
  • 맑음영월-1.1℃
  • 맑음보성군5.2℃
  • 맑음성산14.5℃
  • 구름많음고창10.7℃
  • 맑음보은0.5℃
  • 맑음산청2.1℃
  • 맑음김해시10.2℃
  • 흐림파주4.7℃
  • 흐림남원8.0℃
  • 구름많음울산12.3℃
  • 구름많음서울7.2℃
  • 맑음강진군6.6℃
  • 맑음북부산8.5℃
  • 맑음통영9.9℃
  • 흐림철원0.9℃
  • 맑음거창2.6℃
  • 흐림홍성9.7℃
  • 구름조금서귀포17.7℃
  • 맑음순천5.3℃
  • 맑음세종4.8℃
  • 흐림천안3.0℃
  • 흐림서청주0.9℃
  • 맑음구미1.9℃
  • 맑음안동2.3℃
  • 맑음제천-1.6℃
  • 맑음진주4.6℃
  • 맑음장흥5.9℃
  • 구름많음순창군6.7℃
  • 흐림춘천0.5℃
  • 맑음청송군-0.5℃
  • 구름많음동해11.1℃
  • 맑음해남6.8℃
  • 맑음의령군2.0℃
  • 맑음합천3.4℃
  • 맑음대관령6.4℃
  • 맑음경주시6.1℃
  • 맑음양산시8.2℃
  • 구름많음장수3.6℃
  • 맑음문경1.3℃
  • 맑음금산2.8℃
  • 맑음추풍령1.2℃
  • 맑음고산17.2℃
  • 흐림북춘천-0.3℃
  • 맑음의성0.0℃
  • 맑음영주0.4℃
  • 맑음흑산도12.3℃
  • 맑음북창원9.7℃
  • 맑음대구4.9℃
  • 맑음충주0.2℃
  • 구름많음정읍11.7℃
  • 구름많음포항9.0℃
  • 맑음군산6.8℃
  • 맑음부안7.7℃
  • 구름많음수원5.0℃
  • 맑음영덕7.1℃
  • 구름많음북강릉13.1℃
  • 맑음상주1.0℃
  • 맑음속초12.0℃
  • 구름많음고창군9.4℃
  • 맑음청주5.9℃
  • 흐림강릉11.9℃
  • 맑음목포12.0℃
  • 맑음울진8.0℃
  • 흐림인천9.4℃
  • 맑음부여3.3℃
  • 맑음완도8.6℃
  • 맑음함양군1.8℃
  • 맑음밀양4.6℃
  • 맑음창원9.2℃
  • 맑음울릉도14.0℃
  • 맑음제주13.2℃
  • 맑음영광군10.1℃
  • 흐림임실5.6℃
  • 맑음태백6.8℃
  • 흐림양평1.3℃

[칼럼] 제주의 질감 - 오대혁(시인, 문화평론가)

/ 기사승인 : 2018-10-25 13:17:00
  • -
  • +
  • 인쇄

오대혁.JPG
 
 

시월 초순 찾아든 서울 혜화아트센터에서는 <살어리 살어리랏다-탐라-김미령>이 열렸다. 마지막 날에야 찾은 나에게 화가 김미령은 내 고향 제주의 참 면모를 온전하게 보여주고 들려주는 스토리텔러였다. 두껍게 바른 물감 너머에 돌, , 바람, 그리고 숱한 영혼이 웅숭깊게 자리하고 있었다. 반짝이는 유화는 푸르스름한 제주의 새벽 별빛들처럼 빛났다. 그의 표현처럼 그것들은 제주의 질감자체였다.

 

그는 <천지창조>, <천지인> 그림 앞에서 말했다. 제주는 한라산이다. 하늘의 빛을 온전하게 땅이 받아들여 흙나무동물사람들이라는 온갖 꽃을 피워낸다. 해바라기가 태양을 갈구하듯, 메마른 바위가 단비를 기다리듯, 모든 것은 사랑을 찾고 사랑을 주며 천지가 꽃으로 피어난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화엄법계(華嚴法界)가 떠오른다. “산과 물, 그리고 대지, 밝음과 어둠, 색상과 허공이 모두 미묘한 체[妙體]를 나타내는 것이요, 생사와 열반, 보리와 번뇌 모두가 미묘한 용[妙用]이어서 낱낱이 두루 가득하다. 그래서 취해서 가질 것도 없고 내다버릴 것도 없으며,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는 것이다.”(김시습, 연경별찬)

 

온갖 생명들이 서로에게 생명을 주고, 사랑을 나누며 혼연일체가 되어 살아가는 세상. 그것이 그가 말하는 살어리 살어리랏다의 세상이고, 제주가 그것을 온전히 담고 있다고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영실기암이며 선돌, 폭포를 품은 기암절벽 따위의 돌을 즐겨 그린다. 그런데 그 돌들은 메마르지 않다. 거칠고 단단하고 메마른 듯 보이는 그 속에 물기를 머금은 이끼가 자라며 새로운 생명을 틔워낸다. 그것은 겨우내 나목으로 단단히 휘두르고 있던 수피(樹皮)를 뚫고 연분홍 벚꽃을 피워 올리는 것과 같은 세계다. <뒤안길>, <3>에 등장하는 고사리 꺾는 제주 어머니들이 전쟁과 가난의 모진 삶도 기꺼이 이겨내며 자식들을 길러냈던 삶과 다를 바가 없다고 그는 말한다. 서른 즈음에 시작된 갈색, 황토색에 대한 강렬한 끌림 너머 이제는 그와 같은 깨달음에서 자색(紫色)이 많은 그림들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새별 오름앞의 억새밭을 수놓는 바람, 푸른 보리밭에 나타난 바람, 온갖 바람은 제주의 영혼이 되어 흐르고 있음을 말했다. 그 바람과 함께하는 안개와 구름 등은 모두 물이요, 메마른 돌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영혼이다. 그의 그림 어디에도 바람이 흐르지 않는 데가 없다. 그리고 사람들에게도 바람이 있는데 그게 무언지를 내게 물었다. 그건 우리가 무언가를 바라는 것을 바람이라고 하듯, 우리의 소망과 꿈, 희망 같은 것이란다. ‘바람없는 제주가 없고, ‘바람없는 삶은 시든 삶이다.

 

김미령이 붙든 돌, , , 바람, 사랑 등은 제주의 질감이 되어 정말 제주다운 것이 무엇인가를 웅변하고 있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제주가 이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한글날 재경제주도민체육대회에 참석했던 원희룡 도지사도 지금 제주의 난개발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고 했다. 잘 풀어야 한다. 김미령의 작품처럼 제주의 질감을 살려낼 길을 찾아 온전한 생명이 반짝이며 살게 해야만 한다.

[저작권자ⓒ 피앤피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ISSUE

뉴스댓글 >

많이 본 뉴스

초·중·고

대학

공무원

로스쿨

자격증

취업

오피니언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