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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혁의 문화비평] 영화 『타겟』: 사이버 중고거래가 만들어낸 공포와 스릴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3-12-21 20: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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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켓' 포스터=넷플릭스>


영화 『타겟』: 사이버 중고거래가 만들어낸 공포와 스릴 

오대혁(시인, 문화비평가 | 논설주간)


지식과 정보에 목말라하던 때가 있었다. 읍내의 책방에서 청소년 잡지를 훔쳐보고, 잘사는 친척네 집에서 하루 종일 소설책을 보며 행복하던 때도 있었다. 이동통신이 들어와 진화를 거듭한 지 40년이 지나면서 지식과 정보의 검색뿐 아니라 개인 SNS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헤아릴 수 없는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상황이 연출된다.

“일상생활에서 개인은 다른 이들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연기한다”라고 했던 ‘어빙 고프만(Erving Goffman)’의 지적[Goffman. E.(1973), La mise en scene de la vie quotidienne, ]처럼 우리는 자신을 전시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타인들과의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면서 사회통합을 시도한다는 긍정적 측면이 없지 않으나, 온갖 루머가 유포되고 악성댓글이 달리고, 소수의견이 훌리건처럼 달려들어 위협하는 부정적 측면도 생겨난다.[최향섭(2014), 「이동통신의 발전이 가져온 한국의 사회 문화적 트렌드」, 『Telecommunications Review』]

게다가 인터넷을 이용한 상거래가 중간상 없는 거래를 가능하게 하면서, 주니퍼 리서치(Juniper Research)의 보고에 따르면 2022년 31억 명이었던 인터넷 상거래 이용자가 2027년에는 44억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트랜스포트인텔리전스(Ti)’의 발표에 따르면 2026년 전자상거래의 시장 규모가 1,037조가 넘을 전망이다. 그리고 인터넷 중고거래 시장도 만만찮은 시장을 형성하는데, 인터넷진흥원의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고거래 시장은 2023년 기준으로 3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중고거래 시장의 범죄가 엄청나다는 것.

2020년 범죄 발생 건수 가운데 사이버범죄는 234,098건으로 전체 범죄의 15%에 해당한다. 그 가운데 사이버사기는 74.5%이고, 다시 그 가운데 중고 물품 거래 플랫폼을 통한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의 사이버 직거래 사기가 123,168건으로 70.7%라고 한다.[정형완(2022), 「사이버사기 범죄단서 공유를 통한 예방 및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석사논문, 1쪽.] 사이버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범죄가 한국 사회의 커다란 문제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통계다.

영화 『타겟』(감독 박희곤)은 이러한 인터넷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지는 범죄 사건을 다루고 있어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할 만하다. 시사성(時事性)을 담으면서, 실태를 흥미롭게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대중은 긴장감을 가지고 볼 만한 작품이라 하겠다.

포스터는 신혜선의 불안한 눈빛과 “나는 살인자와 중고거래를 했다.”라는 문구를 등장시키고 있다. 영화가 시작되면 도시를 꽉 채우는 인터넷 거래 화면들이 나타난다. 시놉시스는 이렇다. 건축사무소 직원인 ‘수현(신혜선 분)’이 이사를 한 후 중고거래로 세탁기를 구입했는데, 고장 난 제품이었다. 화가 난 수현은 잠적한 사기꾼을 찾아내고, 댓글로 사기꾼의 거래를 방해한다. 이에 화가 난 사기꾼은 소름 끼치는 범죄를 감행한다.

영화가 보여주는 공포, 스릴은 영화 속 소재들이 허구적이기보다는 실제로 우리가 경험하는 일들이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사이버 공간 속에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또는 소통하기 위해 전시된 정보들을 통해 개인 정보는 범죄자에게 쉽게 유출된다.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CCTV는 오히려 범죄자가 감시하고 훔쳐보기 위한 도구로 전락한다. 배달앱을 통해 범죄자는 피해자의 집으로 치킨과 피자를 한 무더기 선사한다. 사이버수사대는 쏟아지는 사이버범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상황에서 사건 수사는 더디기만 하다.

영화 『타겟』은 호러 영화가 보여주는 공포와는 다른, 일상생활 깊숙이 침투하여 벗어날 길 없는 인터넷을 통한 범죄를 극화함으로써 비롯되는 공포를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가장 편안해야 할 공간인 자신의 집이 누군가 지켜보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의 충격이나 공포 등 영화는 관람객의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사이버 공간은 누구나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세계이다. 그런데 그 공간이 불안과 공포를 낳는 세계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사이버 공간은 현실 공간과 다를 수 없다. 익명으로 자신을 숨기고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공간이어서는 안 된다. 사이버 중고거래 플랫폼이 범죄의 온상이 되지 않기 위한 조처를 제대로 취해야 할 것이다. 영화 『타겟』이 보여주는 공포와 스릴이 가르치는 경고이자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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